블로그 고유의 글 164

2013.3.6 추억의 글: 베네주엘라를 보며 북한을 생각한다

오늘 베네주엘라의 대통령인 차베스(Hugo Chavez)가 사망했습니다. 여러 해 암으로 투병하면서 쿠바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회복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차베즈의 사망 소식에 맞추어, 오늘 아침에 BBC는 2010년 6월에 이루해진 차베스와의 토크 프로 (Hard Talk)를 재방송했습니다. Hard Talk 프로는 한국의 인터뷰 프로와는 달리 신랄하게 질문을 던지는 걸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프로를 보니 차베스가 공격을 잘 받아넘겼습니다. (일국의 대통령이라 BBC가 좀 봐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베네주엘라 경제가 어렵지 않느냐고 공격하니, 미국이나 스페인이나 다 어렵지 않느냐. 그리고 베네주엘라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7.8% 성장을 해왔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독재를..

2014년 2월 10일자 추억의 글: <독일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는 금물 : 치안 문제>

근년에 독일경제가 다른 유럽에 비해 호조를 보임에 따라 '독일 붐'이 한국에서도 불었습니다. 이건 일정 정도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이나 사회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는 금물"이라는 철칙은 독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훌륭하다고 알려진 개인의 진면목이 드러나면서 환멸을 가져다 준 사례가 하나 둘이 아니지요.) 독일을 떠날 무렵에 독일 사회의 장점과 단점을 총정리할 생각이지만, 우선 제가 최근에 겪은 사례를 통해 독일 사회의 문제점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소비자의 불편 등등 앞으로 정리할 사례는 많습니다.) 일주일 전 토요일밤~ 일요일 새벽에 제가 있는 연구동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1층 문을 부수고 들어와 온 방을 휩쓸고 다니면서 결국 제 노트북 하나와 다른 연구원의 자..

2012. 12. 18일자 추억의 글--여주 교도소를 다녀와서 : 억울함을 줄여줄 대통령을 뽑자

오늘 아침에 곽교육감이 수감되어 있는 여주 교도소를 찾았습니다. 한달에 여섯 번밖에 면회가 안 되는 탓에 그 동안 면회갈 날을 잡지 못하다가 오늘에서야 면회가 이뤄졌습니다. 5명이 같이 갔는데, 면회시간은 15분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앉자마자 곽교육감이 10분 정도 혼자서 열변을 토했습니다. 자신이 이렇게 감옥살이 하는 게 너무도 부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법률전공자가 아닌 탓에 그가 주장한 내용을 다 기억하지도 못하고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합니다.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으론, 유서대필 혐의로 감옥살이했던 강기훈 사건과 자신의 사건이 같은 성격이라는 말과, 후보자 사후매수죄로 자신이 구속되었는데 사퇴자 사후매수인지는 모르지만 후보자 사후매수는 아니라는 내용입니다. 제가 법전공자가 아닌 탓에 유죄니 무죄..

2013.12.16일자 추억의 글: 북한 사태에 관한 기발한 해석

어제 저녁에 몇 사람과 자리를 같이 했는데, 그 중에는 기발한 사고로 저의 뒷통수를 가끔씩 쳤던 독일인도 있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여러 해 일한 적이 있고 북한도 몇 차례 다녀왔는데, 북한의 최근 사태에 관한 그의 해석이 흥미로와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의 해석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마시길.) 1) 김정은이 왜 장성택을 제거했는가? 북한의 권력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만들어, 미국이 김정은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 시리아에서 아사드를 제거하기만 하면 친미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고 생각해 미국이 반란을 조종했다고 김정은이 사고했을 수 있다. 그래서 김정은만 제거하면 2인자인 장성택을 통해 미국이 바라는 방향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못가지게 만들려고 했다..

2012.9.21 추억의 글: 쌍용차 청문회와 '독화살의 비유'

어제 아침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쌍용차 국회청문회 중계를 시청했습니다. 나중에 시간 여유가 있으면 블로그에 정리된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만, 우선 느낀 감상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1) TV를 시청한 본인도 엄청 피곤했지만,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한 분들과 심문을 한 의원들도 고생 많이 했습니다.... 쌍용차 관련자가 20여명이나 사망한 형편이므로 이 정도 고생은 불가피했던 걸로 보입니다. 2) 적어도 작년의 한진중공업 청문회 때보다는 의원들이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초선 의원들의 열정이 작용한 때문이겠지요. 3) 그러나 청문회가 호통치기 위한 것인지, 듣기 위한 것인지 역시 회의가 들게 만드는 청문회였습니다. 도대체 증인들이 말할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청문회를 본 적이 있..

2014. 9.19자 추억의 글: 황제경영의 허(虛)와 실(實) : 현대차의 10조원 입찰

현대차가 한전부지를 10조 5500억원에 낙찰 받은 것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삼성전자가 5조원 안팎을 써냈다고 하니, 현대차로선 불필요하게 5조 원 이상을 써낸 셈입니다. 5조원이라는 숫자는 일반인이 체감할 수 없는 천문학적 숫자이므로, 그게 현대차에 얼마나 부담이 될지는 현재 아무도 체감할 수 없습니다. 입찰이란 제도는 건설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고, 입찰 한번 잘못하면 회사가 휘청거리기도 합니다. 시쳇말로 "한 방에 훅" 가는 것이지요. 다만 건설업계 입찰에선, 이번 부지 입찰과는 정반대로 너무 낮게 입찰했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 현대건설이 IMF사태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것도, 이명박이 현대건설 사장이던 시절인 1970년대 말 1980년대에 일감을 따내기 위해 중동에서 무..

2014. 9.14 추억의 글: 장하성과 안철수 : 정치세계의 어려움

장하성교수가 라는 책을 펴내면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아래 링크 참조.) 저도 비슷한 내용의 글들을 쓰기도 했습니다만, 7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책인지라 아마도 제 글보다 내용이 훨씬 풍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분량이 너무 많다고 겁먹지 말고, 사서 관심 있는 부분 부분부터 먼저 읽어가면 되겠지요. 저는 여기서 책의 내용보다는 인터뷰 말미에서 언급한 안철수와의 관계에 대해서 첨언해볼까 합니다. ... 장교수는 여러분들이 잘 알다시피 재벌개혁운동의 새로운 장을 연 인물입니다. 소액주주운동이라는 방식과 소송이라는 방식을 새롭게 도입했던 것이지요. 저도 그를 통해 재벌개혁운동에 뛰어들었고, 한 동안 언론활동 등을 통해 재벌개혁의 필요성과 방법론을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교수를 보니, 제가 알고..

2013년 6월 11자 추억의 글

아직 상황을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협상이 무산된 배경에 대한 정창현 박사의 참고할 만한 설명을 공유합니다. 그런데 남쪽 정권이나 북쪽 정권이나, 진정으로 대화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국내외 여론을 생각해 대화하려는 제스처를 보여주는 데 더 관심이 큰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 또 한 가지 남한이나 북한이나 이렇게 의전이 중요하다는 것은 둘다 '관료주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징표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일이 되게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은가요. 예전에 재경부를 찾아가 간부와 만난 일이 있는데, 그 자리에 부하가 와서 다음날 회의의 좌석배치를 오랫동안 의논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걸 보고 좌석배치와 같은 의전사항이 이렇게 중요한 사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강력한 조직사회에 근무한 경험이 적..

2013. 5.14일자 추억의 글: 씩씩한 조선의 여성들 - 윤창중 사건을 보며

&lt;씩씩한 조선의 여성들 - 윤창중 사건을 보며&gt; 윤창중 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다른 측면이 눈에 띄었습니다. 씩씩한 조선 여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던 것입니다. 바로 윤창중의 성추행(오늘자 동아일보를 보면 성폭행 미수의 가능성도 있음) 사건에 대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