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잡지 기고

삼성자동차 처리와 진정한 부산경제살리기(1999.7) - 토론문

동숭동지킴이 2011. 2. 17. 14:54

 삼성자동차 처리와 진정한 부산경제살리기


<I> 다른 분들의 토론에 대한 논평 및 추가

 

   * 삼성이 재가동하는 경우의 문제점
   * 대우가 인수하여 재가동하는 경우의 문제점

 

<II> 진정한 부산경제 살리기


   현재 부산경제는 멍이 들어 있습니다. 아니 골병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IMF 사태 이후 어느 지역인들 어렵지 않겠습니까만 부산이 특히 심한 모양입니다. 9.5%나 되는 실업률이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업협정의 타격이 있는데다 삼성자동차 사업의 실패도 영향을 미친 것같습니다.


   사실 삼성자동차는 시작 때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더니 자동차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결국 국가적 두통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당장 삼성자동차의 근로자, 협력업체의 사업주와 근로자, 기타 삼성자동차와 관련되어 생계를 유지해 온 분들의 앞날이 막막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에서 삼성차살리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같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해 적어도 중앙언론에서는 경제논리를 무시한 운동이라고 해서 별로 평이 좋지 않습니다. 아니 융단폭격을 당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일종의 집단이기주의처럼 비쳐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삼성차문제를 둘러싸고 부산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도 분열된 모습을 보임으로써 부산시민 자체가 우습게 된 느낌마저 듭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부산시민의 운동은 경제논리를 완전히 무시한 것은 아닙니다. 자신들의 경제적 삶을 지키기 위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경제적 삶을 지키는 '방향'을 잘못 잡음으로써 이렇게 여론의 공격을 받고 별 승산도 없는 운동을 펼쳐가고 있는 것같습니다. 당장의 이해관계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될 수 있는 대로 중장기적인 관점에 서야 합니다. 그리고 떳떳할 수 있고 자기편을 보다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동을 전개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러면 삼성차 살리기에 집착하지 말아야 할 것같습니다. 이하에서는 토론자의 대안을 제시합니다.

 

   1. 피해보상 


   우선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협력업체(사업주 및 근로자)와 삼성자동차의 근로자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합니다. 이 회장은 협력업체 보상액으로 6,300억원을 내놓았습니다. 이 금액이 적정한 금액인지 따진 다음에 부족하다면 이회장측에서 더 보상토록 해야 합니다. 삼성의 재가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대우가 인수한다 하더라도 SM5를 계속 생산하지는 않을 공산이 큽니다. 따라서 협력업체의 상당 부분은 가동이 불가능할 것이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아야 겠지요. 삼성자동차의 근로자는 이미 상당수가 떠나갔는데, 남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삼성계열사로의 이동 등 최대한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이회장측은 이런 문제의 해결에서 될 수 있는 대로 발을 빼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깨끗하게 마무리지어질 때까지 확실히 책임지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득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들을 위한 전직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삼성차 협력업체들의 업종전환을 위한 대책도 강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특별조직을 한시적으로라도 이회장측이 만들게 하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삼성차와 관련되어 생계를 유지해 온 지역주민들, 예컨대 회사근처 식당주인이나 숙박업자 등등에 대한 대책은 지역활성화와 관련해서 다음 절에서 언급하겠습니다.

 

   2. 부산경제 살리기


   삼성자동차가 사라진 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과거 신발공단이 자취를 감춘 후 자동차공장마저 문을 닫게 되면 부산경제는 무얼 먹고 사는가 하는 것이지요. 물론 부산에 반드시 인구비례만큼 우리나라 공장을 두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울산이나 창원, 거제 등 부산 인근에 이미 공장이 많이 있으니까 부산을 차라리 소비.교육.문화 도시로 발전시키지 못할 절대적인 이유도 없습니다. 


   그러나 실업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이들을 소비.문화 등의 분야에서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생산공장을 유치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삼성측에선 백색 가전공장이나 전자부품단지의 이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한 방법입니다. 다만 그 말의 신뢰성 여부가 문제입니다. 즉 현재 부산시민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지어냈을 수도 있습니다. 삼성차의 진출과 관련해서 각서까지 썼던 여러 약속마저 깨뜨렸던 삼성측이 각서도 쓰지 않은 이야기를 지킬른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