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11월 하순 경부터 오늘(12월 4일)까지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아서 아래에 올립니다.
가끔씩 블로그에 들리는 분들로부터 블로그에 아무 것도 안 올리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페이스북에서 제 글을 보신 분들은 다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1) <단일화 협상의 묘수풀이> (11월 25일)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느쪽이든 각자 현재 우위를 나타내는 방식을 고집하기 쉽습니다.
문후보쪽은 문-안 양자대결에서 우위로 올라섰고, 안후보는 박근혜후보와의 대결에서 문후보에 비해 우위에 있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두가지 방식을 병용해서 그 합계로써 계산하면 어떨까요.
이리하면 둘다 승리의 불확실성하에서 여론조사를 하게 되지만, 동시에 패배의 확정성은 피하게 되니 해볼만 하지 않을까요.
정치 문외한이지만 문득 혼자서 생각나서 한번 던져보는 제안입니다.
(추가: 제가 이 글을 올리고 난 다음날 시민사회단체에서 문캠프와 안캠프에 '적합도 50% + 가상대결 50%'라는 안을 제시합니다. 시민사회단체의 제안이 저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어떤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랬건 안그랬건 별 중요한 일은 아닙니다. 어쨌든 아마도 공개적으로 '50% + 50%' 안을 거론한 것은 제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샛말로 깔대기 ㅎㅎㅎ. 다만 제가 제안할 때는 적합도와 지지도의 차이를 잘 모르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들 아시다시피 문캠프는 시민사회제안을 먼저 수락했지만, 안캠프가 시민사회단체 안에서 적합도 대신에 지지도로 하자고 수정제안하면서 결국 협상은 결렬되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선거가 끝나면 좀더 따져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2) <문재인 당선된다면 이정희 덕?> (12월 4일)
(1) 만약에 문재인후보가 당선된다면, 안철수씨 덕이 아니라 이정희씨 덕이 될 가능성이 생겨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과 같은 TV토론이 3차례 계속된다면, 박원순씨 당선 때의 나경원씨 피부과 스캔들과 같은 역할을 할지 두고볼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2) 이정희씨는 한때 크게 기대했다가 지난 총선 이후로 포기했던 인물인데, 또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가 대북문제를 비롯해 여러 사회문제에서 균형감각을 갖출 수만 있다면 대성할 수 있는 인재인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정희씨도 어쩌면 분단모순의 희생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3) 문재인후보는 이런 기조로 가다간 자력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입니다. 이정희씨의 폭로로 박정희, 박근혜, 새누리당의 실체를 혹시 대중이 깨달아 그 덕분으로 이기기를 바라야 할 처지로 보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주도할 이슈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다행인게 웬만큼 강한 이슈를 던져도 이정희씨 덕분(?)에 그리 과격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폭발력 있는 이슈를 빠른 시일 내에 던질 수 있는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대선 과정에서 오랜 만에 여러번 크게 웃었습니다.
이정희씨는 TV에서 생방송으로 삼성을 거론하고 다카키 마사오(박정희)를 거론했는데, 사실은 저도 아마 재벌개혁론자 중 아주 드물게 TV에서 이건희 회장을 비판하는 식으로 막가파(?)였습니다. 이정희씨도 그런 점에선 같은 막가파(?)입니다. 오늘은 같은 막가파끼리 박수(high-five)!
추가하자면, 이건희 회장을 공중파에서 직접 거론하는 등의 막가파 발언으로 저도 사실은 신변의 위협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막가파 동지(?) 이정희씨도 수구파들로부터의 신변공격 가능성에 부디 조심하시길.
3) <거국내각에 새누리당을 포함시켜야 하는가?> (12월 8일)
문재인 후보는 지역, 정파, 정당을 초월한 '국민통합적 거국내각'(제가 예전에 말한 '거국통합내각')을 어제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언론들은 이를 대체로 안철수세력과의 공동정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거국내각은 안철수 세력과의 굳건한 연결을 위한 전략적 의미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해석이 꼭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2% 아니 10% 부족합니다. '정당'을 넘어선다는 의미가 새누리당까지 포함하는 거국내각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그러지 않고는 문후보가 당선되고 나서 여소야대 상황을 타개할 수 없습니다.
둘째로, 박근혜후보가 패배하면 새누리당에서도 합리적 보수세력이 당을 주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셋째로, 거국내각 제안 자체도 약간 신선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지지율을 역전시키기 어렵습니다. 안철수 지지세력을 겨우(전부도 아님) 끌어오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넷째로, 안철수세력과만 거국내각을 구성한다고 해서는, 충격효과가 부족하고, 주요쟁점이 되기 힘듭니다. 그냥 모범답안 비슷하니까요. 모범답안으로는 결코 선거를 주도할 수 없습니다. 큰 논란이 되도록 이슈를 구성해야 합니다.
새누리당과도 거국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고 하면 새누리당이 아마도 시끄럽게 공격해 올 것입니다. 공격을 당하는 걸 겁내선 이길 수 없습니다. 특히 지고 있는 판에선 아웃복싱이 아니라 인파이팅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담대함' 즉 '용맹'이 필요한 국면입니다.
다섯째로, 한니발을 패배시킨 로마의 스키피오 장군을 생각해 봅시다. 한니발이 로마를 공격하고 있을 때, 스키피오는 한니발의 고국인 카르타고로 쳐들어 갔습니다. 바로 그런 전략이 필요한 샹황이 아닐까요.
요컨대 '정당을 넘어선 거국내각'의 의미를 보다 분명히 해서, 새누리당의 합리적 보수세력까지 포괄하는 국민통합적 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던질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다 보니 제가 선거전략가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많이 오버하고 있는 셈입니다. 몇 달 전에 <한국의 진보를 비판한다>라는 책을 내면서 정치력의 문제를 다룬 업보로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꼭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페친 여러분들, 그리고 문후보 진영이 이런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보길 기대합니다.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부자 몸조심하는 식의 바둑을 둘 때가 아니라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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