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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전 금융연구원장의 글

동숭동지킴이 2011. 3. 23. 12:07

 

오늘 자(2011. 3. 23) 프레시안에 이동걸 전 금융연구원장의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이동걸 박사는 한국에 몇 안 되는 개혁적 금융전문가 중 한 사람이고, 본인도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입니다.

인터뷰 내용이 꽤 유익하네요.

 

정부에 근무했던 이 박사가 이렇게 자주 글을 써서(아예 블로그를 만들어 계속해서 글을 올리든가, 프레시안 같은 데 연재를 한다든가 하면 더욱 좋겠지요), 나라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해주면 좋겠네요.

 

인터뷰 내용은 다음의 링크로 연결하면 되겠습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0321180021&Section=02&page=0

 

인터뷰 내용 중에는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된 부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본인의 생각 한 가지만 첨부하겠습니다.

 

본인은 이전부터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매각하지 말고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동걸 박사는 금감위 부위원장 시절에 실제로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음을  이번 인터뷰에서 밝혔네요.

 

하지만 그게 결국 성사되지 못했던 것을 읽어 보고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동걸 박사 같은 개혁적 인물 혼자서(또는 극소수가) 정부에서 고군분투해서는 올바르게 일이 처리될 수 없고, 다수의 개혁적 인물이 정부에 포진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공적 자금을 투입하려면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를 돌파해야 하는데 이런 부담을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지우려면, 공적 자금 투입 문제를 가지고 한나라당과 싸우는 정치적 전략과 전술에 대해서까지 대통령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즉 당시 상황에서 공적 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면 외국자본에게 넘길 수밖에 없고, 그게 한나라당이 원하는 바이냐고 반론하는 방법을 대통령에게 제시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노대통령은 한나라당과의 대치전선을 제대로 치는 데 실패했고, 그게 노정권 내에세 개혁과 진보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하나의 중요한 요인입니다. 서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사안이나, 외환은행 매각처럼 애국심을 활용한다든가 해서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사안에서 대치전선을 쳐야 하는 데 그렇게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 대신 대통령의 말투나 국가보안법처럼 이념적인 사안에서 전선을 침으로써 세가 불리하게 된 것입니다. 국가보안법은 서민의 삶과 관련되는 사안에서 전선을 쳐서 국민의 지지를 확보한 연후에 그 힘으로 돌파해야 되는 것인데, 일의 선후를 잘못 짚은 것입니다.

 

어쨌든 외환은행 사안은, 경제정책을 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려면, 개혁과 진보를 지향하는 경제이론가들은 정치적 전략과 전술에 대해서도 고려할 줄 알아야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