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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도 아내를 걱정하고 있을 당신에게(13)

동숭동지킴이 2022. 9. 11. 22:08

오랜만에 당신에게 보고하네요. 실은 이주 준비로 의사결정 장애인인 당신 아내가 너무 많은 결정을 하느라.... 이사 후 잇빨이 하나 나가는 등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할 말이 참 많네요.

 

먼저 작년 당신 7주기와 학술상 얘기부터 할게요.

코로나(당신은 이런 사회를 상상도 못할 거에요)로 사회적 만남이 아주 제한되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먼 남쪽 지방에 사시면서 매년 당신을 찾는 김창호선생님, 윤승용박사님, 김명호선생님, 이윤봉사장님과 사모님, 강춘복사장님, 그리고 정원호박사님과 함께 당신을 만나러 갔었는데... 기억하시겠죠? 특히, 이번 추모 모임에서는 아주 좋은 소식이 있었어요. 고양특례시 정책연구기관인 고양시정연구원 제3대 원장으로 정박사님이 가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모임에 오신 분들이 모두들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셨답니다. 당신 역시 흐뭇하시죠?

 

작년 11.10일에 김기원학술상 심사위원회가 개최되었습니다만, 심사 결과... 아무래도 논문들의 수준이 좀 미흡하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하네요. X명의 지원자(재벌 연구자는 전혀 찾을 수가 없었고, 북한경제 연구자 X, 노동 연구자 X) 중에서 시상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김기원학술상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는 없다고 결정한 것 같습니다. 사실 최근에 진보ㆍ개혁적 입장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신진학자들이 많지 않아서, 매년 지원자 찾는 데도 애를 먹고 있었거든요. 어쨌든 이번이 6회째인데, 처음으로 수상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쉬어가게 되어 모두 무척 아쉬워하고 있어요.

 

다음은 당신 아내가 조변 아니었으면 큰일 날뻔한... “보이스피싱을 당한 얘기할게요.

가상화폐 범죄에 연루되어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 사건번호, 담당 검사 이름을 말하고, 본인은 강력범죄수사관 한정호라고 했어요. 그런데 전화를 받은 상태로 카카오톡으로 사건을 확인해보라고 해서, 제가 그렇게 할 줄 모르고(모른다고 하는데도... 서너번 자꾸 가르쳐 주면서 시도 강요), 가상화폐가 뭔 줄도 모르고, 핸폰으로는 은행 일을 볼 수 없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우편으로 사건 정황을 보내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주소는 묻지 않았어요.

 

현정은(?)이라는 사람이 회사돈 6천만원을 횡령해서, 그 횡령한 돈으로 여러 통장으로 분산해 두고, 가상화폐 하다가 걸려 지금 구치소에 있다. 조사받는 과정에서 사용한 통장에 제 이름이 있어서,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어요. 조사 후 사건에 연루된 것이 확인되면 다시 연락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바로 조변에게 연락했더니 보이스피싱이라고 앞으로 전화도 받지 말고, 자기 번호 가르쳐 주고 전담 변호사와 처리하라고 말하라고 했어요. 이렇게 통화하는데, 또 전화가 와 있었어요. 문자로 전담 변호사와 얘기하라고 보냈더니 다시 연락 안 왔어요. 얼마나 놀랐는지... 일주일 정도 가슴이 벌렁벌렁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어요. 주소를 가르쳐 줬다면... 계속 시달렸겠죠 ㅠㅠ 정말 상상도 하기 싫어요.

 

다음은 너무 황당했던, “백신 패스 때문에 모두에게 왕따 당했던 얘기할게요.

작년 12월에는 백신 패스 없는 사람은 학원도 못 다니고, 혼자 외에는 식당도 못 들어가고, 대형마트도 다닐 수 없게 되었어요. 그런데 당신 마누라는 혹시 부작용이 생기면 이사도 할 수 없고, 더 중요한 것은 백신을 신뢰할 수 없어서 맞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영어학원도 일단 3주 홀드시켜 놓고, 모든 모임에서 왕따 당하고, 슈퍼도 소형 마트(다행히 유기농 취급 마트들이 소형이라 .... 이 문제는 해결)만 다니는 등,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을 많이 당했어요. 그래도 당신 마누라는 꿋꿋하게 왕따를 선택하고 맞지 않았어요. 이건 당신이 있어도 같은 생각일거라는 확신도 있었고요. ㅎㅎㅎ 그나마 다행은 새벽예배는 다닐 수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답니다.

 

마지막으로 불길한 대선 이야기할게요.

여당의 부동산 문제 해법이 모든 국민들에게 엄청난 공분을 사는 바람에, 보수들 아니 중도까지 똘똘 뭉쳐 무조건 정권교체바람이 불었어요. 그러니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비리가 마구 폭로되어도 소용이 없네요. 그래서 당신 아내는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당신이 있었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었을지...

 

오늘은 요한복음 말씀을 당신과 함께 나눕니다.

 

요한복음 13:12-17

 

기도: 하나님 아버지! 연약하고 부족한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랑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그렇게 끝까지 서로 사랑하며 섬길 수 있도록 은혜 내려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늘 그렇지만...

 

공기처럼 늘 옆에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공기처럼 언제나 아내의 응석을 받아주리라 생각했는데....

공기처럼 언제나 부르면 옆에 있을 줄 알았는데...

 

2022. 2.1.

 

당신과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당신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