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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관련" 주진형님의 글 첨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소서>

동숭동지킴이 2018. 2. 2. 15:49

주진형님의 글 첨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소서>


고 김기원 선생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대타협의 내용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쓴 글이다. 


"회사가 비정규직을 남용하고 차별하는 동기 자체를 제거하는 게 근원적 해결책이다. 그 동기는 첫째가 인건비 절감이다. 그런데 햇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 상승하는 연공급을 직무와 숙련도에 의해 임금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면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이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진정한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가능하며, 비합리적 차별을 통한 인건비 절감은 곤란해진다. 사실 정보화와 글로벌화로 인해 개별기업 고유의 숙련 축적을 장려하려는 연공급의 의미는 약화됐다. 그리고 연공급은 나이 들수록 생활비가 늘어나는 사정을 고려한 제도인데, 직무숙련급에선 교육과 의료 등에 대한 충실한 사회보장으로 그 문제에 대처하면 된다.


둘째로 회사는 원활한 고용조정을 위해 비정규직을 사용한다. 한국의 고용은 평균적으론 유연한 편이지만 대기업 정규직의 고용은 경직적이다. 때문에 대기업은 경영형편에 따른 고용조정을 비정규직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의 유연성을 두루 공평하게 적용하면 비정규직의 남용이 사라진다. 다만 이러려면 실업보험과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아울러 대기업과 그곳을 그만 둔 노동자가 일할 중소기업 사이의 근로조건 격차를 줄여야 한다. 대기업과 부유층에서 세금을 더 거둬 사회보장 즉 일종의 간접임금을 키우는 게 그런 길이다. 덴마크가 모범을 보이고 유럽연합이 권장하는 유연안정성(노동의 유연성과 생활의 안정성)이 바로 이거다."


비록 10년 전에 쓴 글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만큼 여전히 유효하다. 그와 나는 이 문제를 갖고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누었고 해결 방향에선 서로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사회적 대타협을 주장했고 나는 한국 사회가 그런 대타협에 도달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대타협 같은 것 기대하지 말고 그냥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하나씩 이를 악물고 뚝심있게 해 나가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현 정권은 임금과 고용량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길 원한다. 그러나 지금 정부는 차근차근 숙제를 해나가는 것보다는 단기적 대증요법에 들어갔다. 비정규직? 없애자! 저임금? 최저임금 대폭 인상하자! 청년 실업? 공무원 늘리자!
내 생각엔 그런 방책이 시끄럽기만 하지 경제 전체적으론 효과가 없을 것 같다. 문제는 별 효과가 안 나면 더욱 무리수를 들고 나올 것 같다는 점이다. 그저 백면서생에 불과한 내가 할 말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소서."

<한겨레> 2008. 8. 7 비정규직 문제와 사회적 대타협 김 기 원 (방송대 교수, 경제학) 기륭전자 여성 비정규직들의 단식이 50일을 넘어섰다. 노조를 결성했다고 해고당해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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