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5일자 칼럼이다. 읽다보니 김기원 교수가 살아계셨으면 지금의 정국에 대해 무슨 말씀을 하셨을지 궁금하다. 고김기원 교수는 (경제) 개혁의 핵심인 재벌개혁, 공정한시장질서, 노동개혁을 경제민주화로 본다. 그렇다면 이것을 "경제민주화"로 부르는 것이 맞나 모르겠다. 통상적으로 시장질서를 바로 잡는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 일텐데 그렇다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입안한 전두환 신군부가 중용한 엘리트들이 경제민주화의 원조가 된다. 재벌개혁으로 보면 박정희가 된다. 그나저나그냥 재벌개혁, 노동개혁, 불공정거래 혁파, 소비자 주권 보호, 퉁치면 경제개혁, 노동개혁이 될텐데, 이렇게 부르면 안되나? 이현령비현령 같은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로 인해 한국 사회에서 이상한 상징 자본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제1야당을 지배하면서, 계속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다.
"박근혜 후보조차 입만 벙긋하면 경제민주화다. 하지만...경제민주화가 뭔지는 알쏭달쏭하다... 박 후보나 그를 보좌하는 김종인씨가 이미지정치에 치중하면서 실제 경제민주화 방안을 제대로 펼치지 않으니 그 애매모호함은 더욱 심해졌다... 사회주의적 개량의 요소가 포함된 서구의 경제민주화와는 달리, 낡은 경제시스템을 자본주의 질서에 적합하게 변혁한 것이 일본의 경제민주화였다......요컨대 각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게 경제민주화인 셈이다.
우리의 경우...1980년 헌법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었다... 1987년의 변화는 경제민주화란 단어가 새로 들어간 정도다. 그리고 여러 증언에 따르면, 1987년의 헌법 조항은 김종인씨의 독창적 작품이라기보다는 야당의 초안에 원래 들어 있던 것이다.
복지가 국가의 상대적 비중을 키우는 진보를 의미한다면, 경제민주화는 시장과 국가의 질을 향상시키는 개혁에 해당하는 셈이다. 시장과 국가의 질을 높이려면 재벌 총수의 황제경영과 재벌그룹의 국민경제 독재를 바로잡아야 한다... 따라서 경제민주화에는 당연히 재벌개혁이 들어간다. 아울러 경제민주화엔 노동시장 개혁도 빠뜨려선 안 된다. 거대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및 중소기업 근로자) 사이의 부당한 차별을 해소하는 게 바로 여기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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