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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교육감을 구치소로 보내며

동숭동지킴이 2012. 9. 28. 09:52

 

<곽교육감을 구치소로 보내며>

오늘 곽노현 교육감이 서울 구치소에 수감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가 추진하던 여러 가지 혁신적인 교육정책들이 좌절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강철같은 몸을 갖고 있지는 않은 그가 혹시라도 건강을 상하지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또 열정적으로 일을 벌이는 체질인 그가 답답하게 갇혀 있으면 정신적으로도 상처를 받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하지만 곽교육감과 동시대의 여러 민주인사들이 옥살이 경험을 했던 만큼, 곽교육감도 '늦깍이 옥살이'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곽교육감은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천재 스타일입니다. 그가 교육감으로 재임하면서 부딪친 문제들에 대해 감옥에서 나름대로 정리해보면서 해결책을 찾아보면 우리의 교육발전에 그가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교육감이 되기 전에 그가 관심을 가졌던 인권문제에 대해 더욱 깊이 깨닫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곽교육감이 부디 꺽이지 말고 또다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그의 착한 가족들도 기운 잃지 말고 곽교육감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판결에 대해 뭐라 말할 법률전문가는 아니지만, 같이 재판을 받은 강경선 교수에 대해선 대법원이 무죄의 취지로 2심 판결을 뒤엎으면서 곽교육감에 대해선 유죄로 확정한 것은 좀 이상합니다.

돈을 주자고 강력히 주장한 쪽은 강교수였기 때문입니다. 강교수가 박명기 교수의 어려운 처지를 듣고 독실한 기독교적 박애정신에 입각해 곽교육감을 설득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강교수가 무죄면 곽교육감도 무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대법원 판결과 관련된 조선일보의 보도태도입니다.

조선일보는 2심에서 벌금 2천만원을 선고받았던 강교수가 대법원에서 무죄로 된 사실에 대해선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모조리 유죄로 확정되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아 불편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터넷판에서 확인한 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이 점에선 조선일보와 마찬가지였습니다.)

나아가 조선일보는 사실을 왜곡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오늘자 5면에서 다음과 같이 기사를 썼습니다.

"백낙청 교수는 --- 페이스북에서 '후보 단일화 당시 곽노현, 박명기 두 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금전적 거래 약속도 없었음을 확신한다'고 했다. 백교수는 또 '저는 곽교육감이 말한 선의의 지원이 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라고 수긍하게 됐다'고 곽교수를 두둔했다.
그러나 검찰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박교수와 곽교육감측 인사 간 단일화 대가의 금전거래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백교수의 주장이 억지였음이 확인된 셈이다."

그런데 이 보도는 한 마디로 왜곡, 심하게 말하면 날조입니다. 진보진영의 원탁회의를 이끌고 있어서 조선일보가 눈의 가시같이 여기는 백교수님에 대해 왜곡 날조한 것입니다.

백교수님은 곽교육감과 박명기 교수 당사자 사이에 금전거래 약속이 없었음을 확신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점은 재판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곽교육감은 모르는 가운데 선거 실무자 사이에 (어정쩡한) 합의가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강교수가 주도해서 박교수에게 돈을 준 동기에 선의가 작용했음도 재판과정에서 인정된 바 있습니다. 다만 곽교육감의 선의에 대한 인정 정도는 1심, 2심, 3심의 판결이 약간씩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돈 주는 것을 주도한 강경선 교수의 경우엔, 선의를 가장 덜 인정한 3심의 경우에도 선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곽교육감과 강교수의 공동행위인 2억원 지급엔 분명히 선의가 존재하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백교수의 주장이 억지였음이 확인된 셈이다"고 했습니다. 백교수님이 아니라 조선일보 자신들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는 셈입니다. 수구적 보수인 조선일보다운 행태입니다.

앞으로 진보개혁정권이 들어선다면 이런 수구적 보수집단을 바로잡아야 우리 사회가 바로 잡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수구적 보수집단에는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재벌과 검찰 등도 포함되겠지요.

곽교육감이 구치소 가게 된 것에 대해 진보개혁진영은 기죽지 맙시다. 힘 내어 전열을 정비하고 수구적 보수집단을 바꾸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구치소에 들어간 곽교육감도 거기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이런 방향으로 같이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