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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바칩니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이상헌, 생각의 힘)

동숭동지킴이 2023. 6. 7. 01:11

지난 4월에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지닌 당신의 후배 이박사님의 저서 같이 가면 길이 된다를 받았습니다. 출판하자마자 보낸 따끈따끈한 책이었는데... 이제야 당신께 바칩니다. 실은 이번 2월에 42년의 교직을 은퇴했지만, Independent scholar로서 제자들과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라.... 이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답니다.

이렇게 밍기적 거리는 동안, 이박사님의 책이 2달만에 4쇄를 찍었다고 하네요. 게다가 이 책의 인세는 생명안전 시민넷에 모두 기부하신다네요(멋진 이박사님, 최고!!!).

 

많은 분들이 이 책에 대해 쓴 글들이 저자와 저자의 이야기를 잘 드러내고 있었어, 당신께 소개합니다.

 

-김훈(소설가): 이상헌의 글을 읽고 나니, 경제학은 그의 생애의 괴로움이라는 것을 알겠다. 그의 경제학은 이 약육강식하는 난세의 현실과 불화하고 있다.

 

-송경동(시인): 안타깝다. 그는 혹독한 혁명가는 되지 못할 것 같다. 너무 따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를 통해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학자의 진면목을 보게 될 것이다.

 

-민노(편집장): 작가가 되고 싶었던 저자는 경제학의 언어가 아니라 마치 문학의 언어로 소외된 노동과 너무 손쉽게 대체되는 사람들,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절규를 담아낸다. 그래서 그는 자주, 글을 쓰는 동안에도 문득, 글 쓰는 자신을 바라보며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 그 솔직함이 그 담담함이 그 부끄러움이 이 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 질투가 아닌 응원의 마음으로 읽게 되는 책도 있다. 이 화려한 세계, 그래서 더 초라한 그 세계의 이면을 비추며 희망할 수 있게 하는 글, 그런 책세상의 결핍을 이야기하지만, 그 결핍을 통해 더 많이 가지라고 부추기고, 가진 것이라도 빼앗기지 말라고 조바심을 내게 하는 게 아니라 그 결핍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의 공모, 우리 자신이 가담한 그 공범 구조를 비판하고, 성찰하게 하는 마음의 책. 이 책이 그런 책이다.

 

-배정민(독자): 노동 문제에 수십 년간 천착하고 있는 저자가 책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지점은 노동자들의 죽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만 한 해 천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산업재해로 일터에서 죽는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긴 지금에도 숫자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겼음에도 많은 중소사업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로 놓여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작금의 세태를 식인의 풍습에 비유한다. 이게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절규한다. 그 절규에, 그러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같이 길을 만들자는 저자의 제안에 마음이 아린다.

 

-신현호: 한결같다. 쉽지 않은 일이다. 대개 지위가 높아지고 덩달아 명성도 커지면, 글을 쓸 때 힘이 들어가는데, 이상헌은 여전히 소근대듯 글을 쓴다.

 

-노혜경(시인): 제목을 말하게 된 주장의 핵심은 본문 맨 앞에 인용한 말 "옳음을 말하는 우리가 실상 길을 막고 서 있다"는 말이다. 책 전체가 이런 책을 찾아 읽는 사람들인 우리, 인구 대비로는 많아야 10% 계급적으로는 상위 30% 이내인 사람들이 정신을 번쩍 차려야만 하는 이야기로 가득 차있다. ... 현직의 부담, 나라밖에 있다는 부담, 하필 노동을 전공으로 삼은 부담 등이 글길의 발목을 가끔 잡아채기도 하지만, 이상헌의 강점은 끊임없이 자기의 위치와 역량을 점검하고 반성한다는 것이다. 그를 따라 나도 같은 반성을 한다. ... 이 책은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책

 

-이명옥(오마이뉴스 서평 중): 여전히 이 사회는 노동자의 죽음을 먹이 삼아 자본의 몸체를 키우는 식인의 풍습에 젖어 산다. 노동자의 피로 몸체를 키우는 자본가의 탐심은 끝을 모른 채 질주 중이다. 이런 끔찍한 식인의 세상에서 감히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희망, 같이 가면 길이 된다'고 생각한다. 함께 연대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결기가 엿보인다. 그가 어떤 의도로 책을 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누군가는 그랬다. 희망에게 밥을 주면 희망이 자라고 절망에게 밥을 주면 절망이 커진다고 말이다. 책을 읽고 나니 그의 바람대로 같이 걸으며 길을 내는 꿈을 꾸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그는 늘 낮은 자리, 불평등한 노동현장, 갈라치기로 울타리 밖에 선 이들의 삶과 현실을 주시하고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불평등한 노동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멈추지 않는다. ... 우리 곁에 '따뜻한 인간의 얼굴'을 가진 경제학자가 있다는 사실이 커다란 위안과 힘이 된다. 그가 전하는 온기를 독자들도 함께 느껴보시라.

 

-김혜진(상임활동가): 이 책의 저자는 이 사회를 비판하면서도 희망을 말한다. 희망이 오래된 농담처럼 취급되는 시대에 꾸준히 희망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따뜻해진다. ... 저자는 일하는 누군가를 죽이는 것은 자본이지만 이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 나도 숨어 있는 자요, 저 죽음에 기대어 사는 자라고 말한다. 저자는 일터의 죽음은 사람의 문제라고 외치면서 계속 우리를 흔들어 깨우려는 듯하다. ... 저자가 말하는 희망은 전문가들의 정책에 있지 않고, 울타리를 부수는 이들에게 있다. ... 그 사자가 무리를 지어 경기장을 무너뜨리고 나오기를 꿈꾼다. 경기장 안에 길을 열고 바깥길도 내는 방법을 고민한다. ... 우리는 현실을 잘 안다. 일터의 죽음도 잘 알고, 노동권의 부재도 알고 있으며, 불평등 가속화도 여러 통계를 들이대며 말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이 현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쉽게 말한다. 그런데 이런 현실에 냉소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알지 못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저자는 투표장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많은 이들의 삶의 여정이 담긴 영도다리에서, 시리아 난민들의 터전에서... 자신과 사회에 묻고 또 묻는다. 그런 질문과 떨림이 이 완고한 사회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한다. 여럿이 같이 가면 길이 된다고 믿는다 한다.

 

-박세정(기자): 책을 읽으면서 발가벗은 느낌이 들었다. 내 교만과 이기심을 들킨 것 같고, 내가 참 지겹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서평에서 이 책을 통해 이박사님이 하고자 하는 뜻을 느낄 수 있었죠?

당신 아내 역시, 제목에서... 이 글을 읽는 내내... 당신의 글에서 늘 느껴왔던 것처럼... 인간에 대한 따뜻함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완고한 사회를 무너뜨리는데 한 역할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같이 가면 길도 되고, 같이 가면 희망도 생길테니까요.

 

새벽마다 당신 아내는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게 해주시라고... 또한 그런 사회를 만드는데 당신 아내 역시 책임을 갖도록 해주시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당신 역시 바라는 세상이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