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고유의 글

2013. 6.3일자 추억의 글: 시간강사의 처우개선 - '저주파'에서 벗어나자

동숭동지킴이 2019. 6. 4. 08:50

<시간강사의 처우개선 - '저주파'에서 벗어나자>

한국사회에는 답답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예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저는 항상 말합니다. "우리보다 더 형편없는 나라들도 많으니 너무 낙담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예컨대 도대체 국가라는 게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소말리아의 경우를 보십시오. 그리고 그밖에도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는 참으로 한심스런 나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더 극단적인 경우로, 심심하면 포탄이 날아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다만 그런 나라들보다 우리의 형편이 훨씬 낫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이 '고단함, 억울함, 불안함'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너무 절망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이게 중용의 자세와도 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세는 낙관적 세계관을 가져야 가능합니다. 우리 현실에 대해 저주를 퍼붓는 비관적 자세로는 긍정적 해결책이 나올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선 진보파건 보수파건 어느쪽에도 이런 '저주파'들이 꽤 있습니다.

저주를 퍼붓기만 하다 보면 긍정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박통정권에서 일베나 뉴라이트가 설치고 남북한 관계가 악화되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긍정적인 측면도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시대의 대세에 따라 어린이와 노인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 CJ그룹까지 조사받는 등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징조도 없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박통 정권 하에서도 나타나는 긍정적인 측면을 살리고 부정적인 측면은 최소화하는 노력이겠지요.

어제 들은 시간강사 이야기도 이런 긍정적인 측면의 하나가 아닐까 싶어 소개합니다. 대학 선배 중에 재벌그룹에서 간부를 지내다가 요즘은 대학에서 시간강사 생활로 살아가는 분을 어제 만났습니다.

그래서 강사료를 얼마나 받느냐고 물으니 시간당 8만원이라고 했고, 주당 12 시간을 강의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강의가 있을 때는 월 4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받는 셈입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시간당 3-4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많이 개선된 셈입니다. 시간강사들이 노조를 만들어 집단적으로 대응하고, 또한 사회적 여론의 힘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이런 경우에는 거대기업 노조와는 달리 노조가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시간당 8만원은 지방국립대학의 경우로서, 대학마다 차이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정도면 다른 선진국에서 교수와 시간강사가 차이나는 것과 우리의 경우가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교수들 중에는 학교에 따라 이런 시간강사보다 못한 처지도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교수와 시간강사의 대우가 절대적으로 똑같아야 한다는 식의 기계적 평등주의가 아니라면 우리 현실도 많이 나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 시간강사가 교수로 되는 길이 보다 공정하게 작동하고, 또 시간강사가 방학에도 제대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그런 대로 문제는 해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보다 더 큰 문제는 교수든 시간강사든 대우에 걸맞게 제 할 일을 하고 있는가이겠지요.

어쨌든 MB-박통으로 이어지는 답답한 정권 속에서도, 정권과 어느 정도 무관하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개선되는 부분도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은 기분좋은 일입니다. 그런 것을 앞으로 잘 발전시켜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