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적 진보의 메아리'를 다시 생각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의 노예가 되어 파라오의 압제 속에서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자유의 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하나님께 매일 기도하면서 해방의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마침내 그날이 왔다. 모세의 지도...로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탈출하게 되었다. 그들은 해방감에 들떠 지금까지의 고통스러운 삶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다. 경건하게 기도하는 삶은 버리고 탐욕스러운 삶에 익숙해져 금송아지를 만들고 우상숭배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이 어리석은 백성들에게 분노하여 40년 동안 광야를 헤매는 벌을 내렸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어리석음에 노심초사하던 지도자 모세는 마침내 시나이산에 올라가 10계명을 얻기에 이른다. 그후 모세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에 들어간다. 불과 1주일이면 갈 수 있는 곳을 40년이 지나서 도착했다.'
구약성서 출애굽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어제 '고 김기원 교수의 1주기 추도식'에 다녀온 뒤 출애굽기의 이야기가 자꾸 생각났습니다. 더 생생하게는 제가 중학교 때 본 찰턴 헤스턴 주연의 '십계'가 떠올랐습니다. 우리 개혁진보세력의 모습이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과 너무나 닮아보였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전두환 군부독재정권에서 노예로 살다가 그 사슬을 끊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투쟁하여 마침내 군부독재를 타도하고 해방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초심을 잃고 탐욕에 눈이 멀어 금송아지를 만들고 우상숭배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뜻인 민심을 잃고 독재자의 후예들에게 정권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광야를 헤맨 지 어언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은 아득히 멀리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40년 광야 생활을 마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 자신도 40년 광야 생활이 너무 길게만 느껴지고 '가나안땅'에 하루라도 빨리 가기 위해 2012년 양대 선거 전에 많은 글을 썼었습니다. 양극화 문제 해소, 한국사회가 나아갈 길 등 거의 매일 글을 썼지만 '금송아지를 만들어 우상숭배를 일삼는' 어리석은 개혁진보세력을 설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한탄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차라리 그때 선거에서 패배한 것이 더 약이 되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통렬한 자기반성과 축적된 실력도 없이 집권세력의 실정에 기대어 운좋게 선거에서 승리했다면 향후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개혁진보세력은 통렬한 자기반성을 통해 오로지 국민의 뜻만을 받들겠다는 다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모세 십계명의 핵심인 ' 나 이외의 다른 신을 두지 말고 우상숭배를 하지말라'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 김기원 교수의 <개혁적 진보의 메아리>는 이 시대의 십계명입니다. 이 십계명을 그대로 지키면 광야에서의 생활 40년을 10여년으로 청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40년이 100년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시대의 십계명인 <개혁적 진보의 메아리> 일독을 권하고 꼭 그대로 실천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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