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우리가 개인적으로 가장 화가 나는 순간중 하나가 믿었던 가족이나 친구에게서 뼈 아픈 지적질을 당했을 때다. 믿었던만큼 내편일거라 생각했는데 지적질이라니 즉각적으로 서운함과 함께 화부터 나게 된다. 하지만 적잖은 경우 그 지적질은 내가 미쳐 보지못한 무언가를 알려주는 고마운 ...충고가 되기도한다.
물론 그들의 오해일 수도 있고 또 가깝다지만 나의 이해나 신념과 충돌할 때 그들의 입장에서 나를 조정?하기위한 지적질일 때도 있긴하다. 들어야 할 지적질은 내가 할뻔한 많은 불필요한 시행착오와 어쩜 인생에 치명적 실패를 막아준다. 듣지 말아야할 지적질은 내 인생을 나답게 온전히 살아내기 위해 불편해도 책임있게 버텨내야한다. 공과 시간을 들여서라도 그 둘을 제대로 구별할만한 자기 성찰이 꼭 필요한 이유다.
김기원 선생의 책엔 8 장 노동조합과 충돌 이란 장이 있다. 여기서 그는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 사태에 진보주류측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 이로 인해 노조와 진보 인사와 진보 언론으로부터 " 김모는 앞으로 댓가를 치를 날이 있을 것이다" , "등에 비수를 꽂았다" 같은 험한 비난을 받았음을 적어두고 있다. 비교적 담담하게 적은 그의 글에서 동지라 믿었던 진보측의 도를 넘은 비난에서 받았을 그의 깊은 상심과 상처가 읽혀졌다. 많이. . 그리고 깊게 아프고 외로웠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 김기원 선생의 당시 노조 투쟁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당하게 비판한거라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도 노조의 극렬한 파업으로 딱히 얻어낸 이득도 없었다. 오히려 애정어린 노조투쟁에 합리적 비판조차 외면함이 정규직 귀족 노조란 오늘 날의 비난을 자초한 면이 있다. 게다가 이런 반복되는 극렬한 노사 갈등은 우리 경제 전체의 불가피한 구조조정마져 어렵게해서 피해를 키우는 꼴이 된 셈일지도 모른다. 일례로 앞으로 다가올 대우조선의 구조조정이 진즉에 제대로 되었더라면 국민 세금으로 들어갈 공적자금의 규모를 훨씬 줄였을지도 모른다.
나같이 이해 당사자나 경제학자도 아닌 사람의 짧은 지식으로 내 판단이 맞을거란 주장이 아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김기원 선생의 주장이 잘못이라 반박할 수도 있을게다. 내가 문제라 생각하는 건 우리가 비판과 비난을 제대로 구별지어 하잔거다. 비판은 외부에서든 내부에서든 나름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사안'에 대한 긍정적인 행위지만 비난은 아무런 이득이 없는 감정적 배설일 뿐이다. 감정적인 '사람'에 대한 비난은 생산적인 문제 해결은 커녕 부정적이고 감정적인 반사행동에 가깝다.
나부터도 이성으로만 세상을 살아가진 않는다. 감정이 나쁘기만 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그래도 비판과 비난을 제대로 구별하기 위해선 어렵지만 감정을 누르고 이성적이 되려 노력한다. 쉽지 않으니 더 비난이 아닌지 경계한다. 그래야 풀고 싶은 문제 해결에 다가가고, 그래야 시행착오와 후회를 줄일 수 있을테니까.
개인에게도 그럴진데 집단으로선 오죽 어렵겠는가. 그래도 개인간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자기 진영 논리를 비판하는 상대와 치열하게 끝장 토론을 해서라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야하지 않겠나. 그게 국민 세금으로 나랏돈 받는 정치가와 관료들의 의무다. 김기원 선생의 예처럼 내부에서 합당한 비판에 지식인들이 좀 더 개방적으로 소통하고 감정적 비난보다 합리적 해결책을 더 많이 고민해보길 바래본다. 그게 남보다 더 배운 지식인에게 일반인들이 갖는 신뢰와 존경에 대한 예의다.
그리고 나같은 주권자라면 내가 지지하는 정당에 지지못잖게 그들이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고 상,벌을 올바르게 주어야한다. 내가 옳지않다 생각하는 정치를 하면 벌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치를 하면 상을 주면된다. 유감스레 현실에서 나의 지지는 좋고, 싫음이 아니라 덜 싫을 거같은 편에게 갔던 편이지만. . ^^; 앞으로는 내가 정말 좋아서 찍고 싶은 정치인이 많아지길 바란다. 혹시 그럴까싶어 앞으로도 계속 비난이 아닌 비판하는 주권자가 되려고 노오력~ 할거다. 난 낙망하며 포기해서 그들의 횡포를 도와주기는 싫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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