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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서 퍼온 글) 황보미경님의 글: 김기원의 한국의 진보를 비판한다 서평

동숭동지킴이 2017. 11. 1. 01:35


무려 다섯 페이지를 책을 읽으며 정리했다. 그것도 전반부를 넘겨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후반 절반의 정리만 그 정도다. 두껍지도 않은 고 김기원 선생의 '한국의 진보를 비판한다'를 읽으며 처음엔 그져 여느 책처럼 읽다가 후반부부터는 다른 페친과 서평으로라도 함께 공유해아겠단 생각이 들어서였다.


페친이신 주진형씨의 글에서 고 김기원 선생의 이름을 첨으로 보았다. 서로 깊은 교감과 존경을 담은 친구였을거라 짐작되는 글을 보며 진보적 경제학자셨던 그분의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 보았다. 책 속에는 아~ 하고 감탄하며 지난 일년간 정치에 대해 차츰 배워가며 고개 들기 시작한 많은 의구심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거였구나. . 나름 예전부터 스스로 진보라 생각했었고 현 정권의 집권을 지지하면서도 마음 한켠에 껄적지근하게 풀리지 않던 의문과 뭔가 공감할 수 없었던 것들이 풀리는듯했다.


내가 느낀 감동만큼 제대로 잘 풀어 그분을 잘모르는 페친들에게 이 책의 소중한 메시지를 온전히 전해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핵심만 적어둔 메모가 다섯 페이지다. 잘 써보고 싶단 욕심이 되려 글쓰기를 방해했다. 며칠동안 낑낑대며 생각의 가닥을 이리저리 잡아보다 우선 가볍게 소개라도 하는게 낫겠다싶다. 게으른 천성에 벼르기만 하다 영~ 영~ 묻힐 수도 있으니까 ^^;

특히 후반부에 한진 중공업 사태의 전모를 복기하며 쓴 진보 경제학자로서 비판적 재해석,
장하준 교수의 (소액)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한 경제학자로서 논리적 반박,
운동권에서 시작된 우리 나라 민주 진보 세력의 뿌리라 할 수 있는 NL, PD 계파에 대한 깔끔한 정리,
진보 진영의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신자유주의 타령에 대한 비판,
우리의 현재를 고단함, 억울함, 불안함이란 세개의 키워드로 풀어낸 명쾌한 진단,
진보 : 보수, 수구 : 개혁, 햇볕 정책 : 비바람 정책으로 대립된 현 정치구도에 대한 다층적 해석,
하나하나 찬찬히 메모해가며 볼만큼 중요하고 되새겨볼 내용들이었다.


지어낸 이야기인 소설에서도 책을 읽으며 언뜻언뜻~ 작가가 보인다. 이번에 김기원 선생의 책을 읽으면서도 한번도 살아서 뵌적 없는 그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온유하셨을거 같다. 성실하셨을거 같다. 그리고 같은 진보진영의 날선 비난과 오해에 많이 힘드셨을거 같다. 가슴 따뜻한 진보적 경제학자로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과 이웃의 고통을 함께 고민하며 대안을 찾고자 애썼을 그 분의 삶이 책을 읽으며 그려졌다.


안타깝게도 그분이 책속에 쓰신 우리의 여러 문제는 그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2012 년 7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 진보 진영의 지난 실패와 과오를 되돌아보고 대선 승리 후 제대로 된 개혁과 정치를 열렬히 바라며 쓴 이 책은 당시에 제대로 이해받지도 널리 알려지지도 못한듯 싶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바램과 달리 박근혜 정권하에 오년이란 시간을 뒷걸음질친 셈이다. 그 오년이 너무 안타깝다.


뒤 늦게서야 그 분을 알고 이제사 책을 찾아보게 되어 괜히 죄송스럽다. 하지만 지금도 '한국의 진보를 비판한다' 는 여전히 중요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 아니, 어쩜 민주당이 드디어 집권한 지금 더 더욱 그의 책은 가치를 더할지도 모른다. 진보주의자인 그가 스스로 진보를 비판하며 대안을 고민했던 그의 염원은 이제 살아있는 우리들의 몫으로 고스란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때 늦었지만 시대를 고민한 가슴 따뜻한 진보적 지식인이었던 고 김기원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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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안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