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꿍꿍이속일까 - 보험업계 문제>
조금 전 저녁식사를 하면서 TV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뉴스가 끝나면서 광고가 시작되었는데, 암보험 광고였습니다. 그 광고에 따르면 보험료로 몇 푼 내지 않고, 보험료는 나이가 들어도 오르지 않으며, 만기가 될 때까지 암에 걸리지 않으면 그때까지 납부했던 보험료를 되돌려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광고에서는 "그렇다면 보험에서 보장해주는 내용이 신통찮겠네요"라는 질문이 나오고, 이에 대해 "그렇지 않습니다. 충분하게 보장해줍니다."라고 답하는 걸로 광고가 끝납니다.
...이 광고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그렇다면 이 보험회사는 무얼 먹고 사는가?아니 이렇게 사업을 하면서 비싼 TV광고비는 어떻게 지불하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럴 때 쓰는 표현이 "무슨 꿍꿍이 속인가"입니다. 영어로는 " What's the catch?"일 것입니다. 보험가입자에게 너무 유리한 거래 같았기 때문입니다.
원래 사고나 질병에 대비한 보장성 보험이란 그런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지 않으면 보험료는 돌려주지 않는 게 상식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고나 질병의 확률을 계산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암에 걸리지 않으면 보험료(물론 이자는 포함되지 않겠지만)를 돌려주는 보험상품은 뭔가 보험업의 원리에 맞지 않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너무 유리해보이는 거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사기성 거래가 많았습니다. Ponzi scheme이 대표적이지요.
우리 주위에서도 높은 수익을 보장해준다고 해서 돈을 빌리거나 투자하게 해놓고는, 나중에 결국 펑크를 내고 감옥 가거나 외국으로 도망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근래 방송채널이 늘어나면서 광고가 급증한 분야 중의 하나가 보험광고입니다. 그 광고들이 모두 사기성 광고라는 말은 결코 아니지만 뭔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가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식당 아주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보험상품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나중에 어느 교수에게 들으니, 보험업계와 보험학자(법학자 포함) 사이의 불륜관계가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선 거대기업이 정계-관계-법조계-언론계-학계를 오염시키는 문제가 심각한데, 학계 오염과 관련해선 특히 보험학쪽이 심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학회가 보험업계와 유착하고, 말발 있는 학자는 보험회사의 자문교수가 되어 일년에 수천만원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물론 보험업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도 업계와 유착되어 뭔가 이상한 상품의 판매를 눈감아주고 있는 게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보험학계와 금융감독원이 제 할 일을 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보험상품이 판을 쳐서 결국 많은 서민을 울리는 대형사고가 터지지 않을지 걱정됩니다.
누군가 이 분야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이 정확한 실상을 공개하고 잘못된 게 있다면 미리 바로잡아주면 좋겠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 든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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