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김기원 학술상 수상자 소감문: 김기원 선생님의 총체적 시각을 계승할 것

김기원 선생님의 총체적 시각을 계승할 것

 

김경필(고려대 사회학과)

 

직접 뵙고 이야기를 나누어 본적은 없지만 김기원 선생님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분입니다. 김기원 선생님의 책을 읽고 재벌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당초 저는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재벌 문제를 연구해봐야겠다’는 정도의 생각만을 했었는데, 선생님 책을 통해 구체적인 재벌 연구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재벌 연구자가 가져야 하는 관점’ 즉 역사와 현상, 자본과 노동, 이론과 현장, 미시와 거시를 아우르는 총체적 시각은 제 연구에 있어 중요한 지침이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게으르고 역량이 부족해 선생님 말씀대로 연구를 하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선생님의 시각과 접근법에 대해서 늘 생각합니다.

 

저는 그간 ‘한국사회의 변동과 발전’을 설명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신자유주의, 민주주의, 재벌의 자본축적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학위논문은 재벌의 자본축적전략이 무엇이고 왜 만들어졌는지, 그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왜 어떠한 형태로 변화했는지에 대해서 썼습니다. 올해부터는 재벌의 시민사회 헤게모니 전략과 시기별 경제민주화의 흥망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선생님의 총체적 시각이 갖는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매체로 접하고 애석함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선생님의 존함이 들어간 상을 받게 되어 생전에 직접 뵙고 가르침을 청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아주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습니다. 이 상은 무엇보다도 선생님의 뜻을 제가 부족하나마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제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선생님의 올곧은 뜻과 연구자가 견지해야 할 자세를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 주신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선생님의 뜻을 제 나름대로 열심히 계승하며 학문 정진에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