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고유의 글

2013.5.9 추억의 글: 세상을 바르게 보려면

동숭동지킴이 2017. 5. 9. 08:59


<세상사를 바르게 보려면: 골든브릿지증권 사태 등>


여러 해 전에 아는 서울대 교수가 조선일보에 스웨덴 사회는 신통찮다는 내용의 칼럼을 썼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의 통계해석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가 “아니 김교수가 조선일보를 다 보느...냐”고 놀라움을 표시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조중동은 아예 멀리 하는 걸로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에게 다시 “저는 학생들에 대한 강의 첫 시간에, {이른바 보수신문 중의 하나를 구독하고 이른바 진보신문 중의 하나도 구독해서 양자의 다른 시각을 비교하면서 자기나름의 비판적 사고를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한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그에게도 진보신문도 같이 구독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지금 신문을 어찌 보고 있을까요. 궁금해지네요.

사실 갈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갈등하는 당사자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진실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물론 그리 하더라도 유명한 일본영화 ‘라쇼몽’에서 잘 보여주고 있는 대로, 도대체 진실을 잘 파악하기 곤란한 경우도 없지는 않겠습니다.

그래도 한쪽말만 듣는 것보다는 일단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실체파악에 그나마 접근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갈등을 직접 다루는 재판과정에서도 원고와 피고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듣고 판결을 내리지요.


한국에서 대표적인 갈등현장인 노사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컨대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 사태 등에서도 모두 그러합니다. 우리의 많은 진보파들은 이른바 ‘약자’라고 여겨지는 노조측 주장만 받아들여 그걸 떠받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해고당한 노조원들의 처지는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사태를 면밀히 따져서 해고가 불가피했는가,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안은 무엇인가 등을 냉철히 살펴봐야 합니다. 그게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두뇌”입니다.


저는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 사태 등과 관련해 최대한 이런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노조측 주장과 경영진 주장을 나름대로 비교하면서 글을 썼습니다. (회사경영진과 직접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주장이 보도된 기사 등을 참조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우리의 많은 진보파들은 저의 글들에 대해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제 책 <한국의 진보를 비판한다>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물론 한국의 보수파도 일방적으로 사고하는 악습을 갖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골든브릿지증권 사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노조측의 주장을 대변하는 기사 “노동 운동가출신 회장, 외국계 ‘먹튀’보다 더 했다”가 4월 22일자 <프레시안>에 실렸습니다. 그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


그런데 오늘자 한겨레에 회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글 “노동조합은 무조건 선이고 기업가는 무조건 악인가?”가 <한겨레> ‘왜냐면’ 란에 실렸습니다. 그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586519.html


물론 양쪽을 대변하는 이 기사 둘만을 가지고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 쉽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종류의 어려움에 대해선 제가 블로그 글 “진주의료원 사태를 지켜보며”에서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냥 양쪽 입장을 듣는 것만이 아니라, 한국현실과 해당부문에 대한 다소 전문적인 인식과 보다 심층적인 사실파악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즉석 재판 TV 프로그램 “Judge Judy"라는 게 있습니다. 여자 판사 Judy가 소액(아마도 5천 달러 이하)분쟁 사건에 대해 양쪽 주장을 듣고 그 자리에서 판결을 내리는 프로그램입니다.


미국 있을 당시 꽤 열심히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Judy는 자기는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판단할 능력을 길러온 전문가라고 말합니다. 그런 전문가적 식견이 어느 정도 있어야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 판단할 수 있겠지요.


저는 골든브릿지증권 사태에 대해 아직 심층적인 사실파악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양쪽 입장을 전달합니다. 혹시 이 사태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사실파악이 되어 있는 분들은 댓글로라도 견해를 제시해 주십시오. 댓글로 말하기 곤란하면 제 이메일 kwkim@knou.ac.kr로 연락하셔도 되겠지요.

어쨌든 우리 사회의 갈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해를 깊게 하여 바람직한 해결방향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