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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조카의 편지입니다.

동숭동지킴이 2016. 6. 23. 15:35


당신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현우가 머지 않아 장가를 간다고 하네요.

하늘나라에서 축복해 주시고, 이제 한시름 놓으세요.

현우가 당신을 보내고, 당신에게 보낸 편지를 이제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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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0

처음으로 페북에 글을 남깁니다.


방금 전 고모부를 화장하고 봉안하였습니다.

10년 전 제게 "아직 꿈을 놓지 않았다"고 하셨던 제 고모부는

교수라는 기득권에 안주하기보다...

꿈을 갖고 자신의 재능을

사회를 위해 쓰고자 노력하셨던 분입니다.

어릴 적 제 눈에는 유머러스한 고모부이셨고

말을 조리 있고 재미있게 잘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대학시절,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한번 뵐 때마다

고모부는 제게 많은 조언과 토론을 해주었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제게

시국에 대한 토론, 장래에 대한 토론 등

많은 말씀을 해주신 아버지 같은 분입니다.

제가 평택 건으로 재판을 받아야할 때

가장 먼저 찾아와 주셨고

뒤에서 여러 도움을 주셨습니다.


영정사진을 가슴에 품으며 눈물 흘렸습니다.

참으로 따뜻한 인간이셨습니다.

그리고 유쾌한 고모부셨습니다.

그리고 소탈하면서도 강직한 분이셨습니다.

고모부의 못다 이룬 꿈은

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이어나갈 것이고

반드시 이루어질 겁니다.


다음에 뵙게 되면 이전에 부탁드린 책을 받게 될 줄 알았습니다.

다음에 뵙게 되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렇지 못하게 되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저랑 제 동생을 걱정하셨다고 하던데

스스로를 책임지며, 그리고 사회에 공헌하며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그러니 고모부,

정말 많이 슬프지만

가시는 길 편히 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