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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추모 학술대회 감사 인사와 아내가 본 김기원

동숭동지킴이 2024. 12. 19. 09:41

10주년 추모 학술대회 감사 인사와 아내가 본 김기원

 

20141014, 남편이 암 선고를 받고, 한국으로 급히 귀국하는 비행기에서도 자신이 바라는 통일 경제 연구의 방향이 이제 겨우 잡혀가는데.... 하면서 안타까워했던 남편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것 같은데, 어느덧 10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오늘, 이 추모 학술대회가 더 의미 있는 행사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의미 있는 행사를 기획하시고 행사 준비를 해주신 두 분, 정원호 추모사업회장님, 그리고 절친 윤승용박사님께 깊이 감사 인사드립니다.

사진 속의 남편과 대화를 나눌 때면.... ‘당신의 일이라면 발 벗고 뛰어주는 정박사님과 윤박사님이 있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주 속삭입니다. 그러면 사진 속의 남편은 동의한다며, 빙그레 미소 짓고 있지요.

 

그리고 김기원학술상 제정부터 9년간, 한결같이 심사를 맡아주시고, 이번 추모 학술대회를 준비해주신 장지상 학술상 심사위원장님, 김유선, 김진방, 박순성, 양문수, 송원근, 정원호 심사위원님들께도 그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지근거리에서 남편의 빈자리를 지금까지도 대신해 주시고 계시는 김명호, 강영주교수님, 1년이나 걸려서, 남편의 그 많은 책을, 손수 분류하고 정리해 주셨던 김상조교수님, ‘가족을 제외하고는 김선생님을 제일 좋하신다고 하시면서 .... 비바람이 쳐도 한결같이 찾아오셨던 팔순이 넘으신, 윤용식교수님, 그리고 부산에서도 절친을 그리워하며 매년 찾아와 주셨던 김창호교수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이제 추모 학술대회로 돌아와서 ....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오신 이정우 () 청와대정책실장님, 김상곤 () 교육부 장관님, 그리고 한사경 학회장님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추모 학술대회를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신 방송통신대학 이남형교수님과 경제학과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김기원 학술상 수상자들, 이번 추모 학술대회 발표자들과 토론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 외, 바쁘신 가운데도 남편을 기리며 참석하신 친구들과 선후배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추모 학술대회 주제가 김기원이 본 오늘의 한국사회, 끝으로 아내가 본 김기원에 대해 몇 가지 회상해 보면서 인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남편은 공부하는 것을 너무도 좋아했고, 시간을 아꼈습니다.

집에서도 밥 먹는 시간과 산책하는 시간만 대화를 나누었고, 여행도 쉬러 가질 못하고 늘 사회를 공부할 수 있는 나라들만 선택했습니다. 그러니 독일에 가서도 20대 입시생처럼 치열하게 공부하다가 자주 코피를 흘리기까지 했지요.

 

남편은 정말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슬픈 영화를 보면서 자주 울고, 따뜻한 음악을 CD에 담아 나눠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삼성 등 재벌과 싸울 때면 그 열정이 어디서 나오는지... (재벌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재벌 연구자가 거의 사라진 현상을 하늘에서도 안타까와 할 것 같습니다)

 

또한 남편은 인간적인 세상을 만들려고 .... 우리 사회 현안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으려는데 .... 치열했습니다. 특히, 대안을 제시할 때는 정확한 fact에 기초해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대안이 필요한 현안들이 산적한 요즘, 선후배들이나 친구들, 특히 남편에게 조언을 구하던 기자님들은, 김기원의 혜안이 그립다고 남편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독일에서 돌아오면서 말하던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제 겨우 내가 바라는 통일 경제 연구의 방향이 잡혀가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목소리가 들릴 때면 .... 지켜주지 못해서 .... 미안해서 ... 자주 눈물이 납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동안, 비록 학문적 과제는 이어받을 수 없지만,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남편의 뜻을 조금이라도 이어받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쁜 시간을 내어, 오늘 학술대회를 찾아오신 선후배, 친구 등 여러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24126

 

김기원 교수 아내,

이수희